청운종의 잡역꾼 진연(陈砚)은 삼 년 동안 아무도 하려 들지 않는 일만 해 왔다. 만보굴 바닥에서 노구 찌꺼기를 체로 걸러 내는 일이다. 종문이 그에게 내린 판정은 단 여덟 글자, 오행잡령근, 평생 축기는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었다.
그러던 어느 날, 구덩이 밑에서 부러진 검 한 자루를 더듬어 쥔 순간 《보결(补缺)》이 깨어났다. 세상 만물에는 결함이 있고, 결함은 메울 수 있다.
부러진 검도, 버려진 단약도, 끊어진 경맥마저도 메울 수 있다. 한 곳을 메울 때마다 한 걸음씩 강해졌다. 세 장 만에 경지를 돌파하고 이레 만에 축기에 이르니, 한낱 잡역꾼의 이름이 내문 명부에 올랐다.
하지만 메울수록 무언가 이상했다. 그가 메워 온 것은 애초에 물건이 아니었다. 네 살 때 누군가에게 갈라진 채 지금껏 비어 있는 자기 몸속의 구멍이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