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연재중
1화5🪙/화
어떤 편지는 결코 발견되지 않기를 바라며 쓰이기도 합니다.
에블린 로즈 휘트모어는 언제나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두는 데 능숙했습니다. 오래된 책은 서가에, 기억은 책장 사이에, 그리고 떠나보낸 사람들은 과거 속에 안전하게.
비가 내리던 어느 저녁, 가족이 운영하는 서점에서 잊힌 사진집 한 권을 펼치기 전까지는 말이죠. 그 책장 사이로 낡은 편지 한 통이 미끄러져 나옵니다.
봉투에 적힌 이름은 엘레노어 베인. 그 안에 담긴 단 한 문장이 에블린을 그 자리에 얼어붙게 합니다.
*당신에게 곁에 있어 달라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.*
편지의 나머지는 훼손되어, 문장들이 세월 속으로 흐릿하게 사라져 갑니다. 하지만 끊어진 문장들 사이에서 에블린이 오랫동안 떠올리지 않으려 애써 온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.
줄리안.
잊힌 편지 한 통은 어느새 그녀가 이미 닫았다고 믿었던 기억의 문이 되고, 차마 묻지 못했던 질문들로 이어지는 길이 됩니다.
누군가를 잃는다는 건, 가장 힘든 일이 보내는 것만은 아니니까요.
정말 힘든 건, 그 사람을 붙잡을 이유가 단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되묻게 되는 일입니다.